관세음보살의 현몽으로.. 오백전과 오백나한님

세종대왕 재위 시절(1443년), 광주의 생명젖줄인 경양방죽을 축조한 광주목사 김방은 관세음보살 현몽을 좇아 오백전을 불사했다. 6.25전쟁 당시 다른 전각은 불에 탔으나 증심사 오백전만은 불에 타지 않았던 영험한 곳이다. 증심사 오백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좁은 공간에 500명의 나한을 모시다 보니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불단을 ‘ㄷ자’ 형으로 배치했다.

대웅전 같은 화려한 닫집도 없다. 그저 비어 있는 공간을 찾아 안치하다 보니 대들보에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앉은 나한도 있다. 그들의 표정만큼이나 재미있는 풍경이다. 증심사 오백나한은 모두 흙으로 빚은 것들이다. 전남지방에서 조선 초기에 오백전이 지어진 절은 증심사가 유일한 것이어서 더욱 귀중하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89년 3월 20일에 광주광역시 유형문화재 13호로 지정되었다.

증심사는 매년마다 오백나한대재를 펼치며 입재부터 회향까지 21일간 기도를 드린다. 올해 오백나한대재 입재식은 10월 28일에 봉행한다. 11월 17일 회향 때는 자향회 육법공양, 영산회 스님들의 집전 하에 천수경, 다라니, 바라, 오백나한 기도문 독송, 합창단 축가 등 다채로운 의식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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