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8일,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아시아문화전당 봉축탑 점등식에 다녀왔습니다.
올해 봉축탑은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입니다. 강진 월남사지는 갈 때마다 항상 인적이 드물어서, 깨끗하게 정돈된 만큼이나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내곤 했습니다. 그래도 홀로 선 삼층석탑이 넉넉하게 반겨주니, 뒤로 보이는 월출산의 비경과 어우러져 처연한 아름다움이 가슴 속 깊이 파고 들곤 했습니다.
이제 강진 월남사지의 삼층석탑이 호남의 심장에 우뚝 섰습니다. 백제의 전탑 양식을 오롯하게 계승한 고려시대의 강진 삼층석탑이 한반도의 현대사가 요동치던 이곳 전남도청 앞 광장에 우뚝 섰습니다. 우리 곁에 돌아온 삼층석탑을 반기기 위해 반달이 서둘러 버선발로 마중 나왔습니다.
이번 봉축탑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것은 남도의 아름다운 성보를 우리가 직접 만들어, 다른 곳도 아닌 바로 이곳 도청 앞 광장에 세웠다는 점입니다. 이는 우리 호남의 불교가 스스로의 힘으로 스스로를 예술로 승화할 만큼 성숙했다는 증거입니다.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은 생생한 역사의 현장에서 우리와 함께 합니다. 이렇게 선조의 얼이 서린 이곳에서 오늘날 광주 불자들이 모두 함께 부처님 오신날을 경축합니다.
빛으로 우리 곁에 오신 부처님께 귀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