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불교 지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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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월출산(2)

옛날, 문수보살이 동방에 머무르고자 서역의 월지국(月支國)을 지나 영암의 진산에 머무셨는데 월지국의 월(月)과 월지국에서 출발했다는 출(出)자를 써서 ‘월출산’이라 명명했다고 전한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월출산을 일러 ‘본국 밖(국외)에서는 화개산(華蓋山)이라 칭한다’고 했다. ‘국외(國外)’는 중국을 뜻하며, 화개산은 월출산을 말한다. ‘영암지도갑사사적’에는 ‘옛날 문수보살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구름이 항상 산의 제일 높은 곳에 떠 있으므로 사람들이 신기하게 여겨 화개산이라 부른다’고 했다. 문수보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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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월출산(1)

문수보살이 월지국에서 이곳으로 와 상주하는 문수성지 남도땅 영암을 대표하는 산은 단연코 월출산이다. 광주에서 땅끝 해남이나 완도, 강진을 향해 가다 보면 나주를 지나 영암의 너른 들판 위에 우뚝 서 있는 산이다. 월출산은 평야지 위에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불타는 듯 솟아있어 사방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신령스러워 누구나 경외하는 산이다. 영암(靈巖)이라는 지명은 ‘신령스러운 바위’라는 뜻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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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외송(外松)마을

송광사 바깥에 있는 사하촌… 음식문화거리 형성 승보종찰 조계총림 송광사가 자리한 조계산은 본래 송광산(松廣山)이었다. 산 이름은 송광사에서 유래됐다. 고려 중기,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정혜결사를 위해 넓은 도량을 찾던 중 화순 모후산에서 나무로 깎은 솔개를 날렸다. 나무 솔개가 날아가 앉은 곳은 길상사라는 작은 암자였다. 오늘의 송광사 국사전 뒷 능선 치락대이다. 그 후 솔갱이(솔개의 사투리)가 자리 잡은 터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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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쌍봉마을

사자산문 개산조 철감선사 법호 ‘쌍봉’에서 유래 화순 이양면에 쌍봉리(雙峰里) 고을이 있다. 쌍봉리는 쌍봉마을에서 유래됐다. 그리고 쌍봉마을은 마을 위에 자리한 쌍봉사에서 시작됐다. 쌍봉사 이름에는 두 가지 유래가 전해온다. 하나는 쌍봉사의 주산인 중조산(中條山) 능선이 왼쪽으로 돌아 절을 에워싸고 우뚝 솟아 있어 마치 남북의 두 봉우리가 서로 읍(揖)하고 있는 것 같아 쌍봉사라 했다고 전한다. 또 하나는 신라 구산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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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사도리

도선국사, 섬진강 모래 위에 산천 그리고 땅 이치 깨쳐 옛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땅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보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통일신라말 선각국사 도선스님(827~898)이다. 풍수의 대가로 알려진 도선국사는 ‘땅은 기(氣)가 흐르는 생명체’로 여겼다.  침과 뜸으로 몸을 보호하듯, 땅도 기(氣)가 과한 곳은 사(瀉)해 주고, 허한 곳은 보(補)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비보풍수이다. 이 원리에 따라 나라 땅 곳곳에 사찰과 탑을 세웠다. 자생풍수의 근간을 이루는 비보사탑설(裨補寺塔說)이다. 고려를 건국한 태조왕건은 도선스님의 풍수 영향을 받아 통치에도 활용했다. 왕건이 후대에 남긴 <훈요10조>에서 ‘도선국사가 정한 곳 이외에 함부로 사원을 짓지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지리산을 감싸고 돌아가는 섬진강 변에는 도선국사가 비보풍수를 깨쳤다고 전하는 마을이 있다.  구례 마산면 사도리(沙圖里)이다. ‘모래그림 마을’로 불리는 사도리에 관한 유래가 도선국사의 탑비인 <백계산옥룡사증시선각국사비명(白鷄山玉龍寺贈諡先覺國師碑銘)>에 전한다. 비문에 의하면 도선국사가 지리산 암자에 머물 때였다.  하루는 백 살이 넘은 기인이 찾아와  “이것도 대보살이 세상을 구제하고 중생을 제도하는 법이다”며 도선국사를 강가로 이끌었다. 기인은 강의 모래를 끌어 모아 산천을 그리고 홀연히 사라졌다. 도선국사는 모래 위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땅의 이치를 활연히 깨달았다. 이후 사람들은 이곳을 모래 위에 그림을 그린 마을, 사도촌(沙圖村)이라 불렀다. 당시 도선국사가 머물렀던 암자는 사성암이다. 네 분의 성인(원효, 의상, 도선, 진각)이 깨침을 얻었다고 전하는 구례 섬진강 옆 오산에 자리한 암자이다.  도선국사가 산천의 이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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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중장터-2

나주에서 깊은 산속 오지로 밀려난 승시…지역민과 함께 오일장 열어 천불천탑의 전설이 서려있는 화순 운주사에서 서너 마장 떨어진 곳에 중장터(화순군 도암면 용강리 3구)가 자리해 있다.중장터는 말 그대로 ‘스님들이 모여 형성된 시장’이다.화순 중장터는 지금이야 자동차로 쉽게 갈 수 있지만 30여 년 전만 해도 이곳은 첩첩산중 오지였다. 이런 오지에 어떻게 시장이 있었을까 의심스럽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근에서 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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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갑면 불갑산 불갑사(佛甲寺)➊

꽃무릇은 화려하고, 상사화는 단아하다 이즈음 전남 영광군 불갑면은 붉은 상사화가 한창이다. 초가을에 접어들면서 불갑면에 자리한 불갑산(516m)과 불갑사는 붉은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천지가 마치 불이 난 듯 붉게 물든다. 영광 불갑면과 불갑산 이름은 사찰 불갑사에서 유래됐다. 불갑사는 이름그대로 부처 불(佛), 첫째 갑(甲), 절 사(寺), 다시말해 ‘첫 번째 부처님 집’이다. 지금부터 1,700년 전(384년. 백제 침류왕)이었다. 위대한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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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박지도 중노두길 2

스님과 불자들이 갯벌에 돌을 깔아 만든 길 신안군에서도 서남쪽 끄트머리에 있는 박지도와 반월도를 보라색을 뜻하는 퍼플(purple) 섬으로 부른다. 이 퍼플섬에 스님들이 길을 낸 신비의 바닷길, 중노두 길이 있다. 오래전 부터 섬과 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어디에든 섬에는 절이 있었다. 바닷사람들은 용왕을 바다의 주인으로 여겼고, 불교가 들어오면서 용왕 사상은 불교에 흡수되었다. 자연스럽게 섬사람들은 보타낙가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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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섬을 잇는 신비의 바닷길 1

지난달, 서울 여의도 한강변이 온통 보라색으로 뒤덮였다. 글로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10주년을맞아 펼친 축제에 보라색 아이템을 지닌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남도 신안에도 보라색 섬이 있다. 근래들어 ‘퍼플(purple 보라색) 섬’으로 떠오르는 박지도와 반월도이다. 박지도는 섬의 형태가 박(바가지)과 같고, 반월도는 반달과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섬의 끄트머리인 퍼플섬까지 가려면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무려 4번이나 건너야한다. 그것도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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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학사리들

학들이 보호한 진각국사… 화순의 얼굴로 남아있어 화순읍내 남쪽에 자리한 이용대체육관과 철길이 만나는 지점 들판에 커다란 선돌이 하나 있다. 예전에는 비교적 너른 들판이었으나 개발로 인해 아파트와 상가가 들어서면서 들판이 줄어들었다. 학사리 들 옆으로 난 도로를 달리다 보면 선돌을 중심으로 느티나무 몇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 도로에서 보이는 선돌은 뒷부분이고, 앞면은 부처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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