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증심

경전속이야기

고집불통 사리불

많은 사람을 휘어잡거나 심복하게 하는 능력 자질을 카리스마라 한다. 자기 이익에 부합하지 않거나 경험치를 넘어선다 싶으면 좀처럼 움직이려 들지 않는 게 사람이니, 대중을 선도하는 사람에게는 때로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속에 ‘나’는 고집이 깊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언젠가 부처님께서 선정에서 깨어나 숲을 거니실 때였다. 그때 라후라(羅睺羅)가 동료 사미들과 […]

남도 불교 지명이야기

영암 월출산(1)

문수보살이 월지국에서 이곳으로 와 상주하는 문수성지 남도땅 영암을 대표하는 산은 단연코 월출산이다. 광주에서 땅끝 해남이나 완도, 강진을 향해 가다 보면 나주를 지나 영암의 너른 들판 위에 우뚝 서 있는 산이다. 월출산은 평야지 위에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불타는 듯 솟아있어 사방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신령스러워 누구나 경외하는 산이다. 영암(靈巖)이라는 지명은 ‘신령스러운 바위’라는 뜻으로

길따라절따라, 특집

캄보디아 순례기

‘불교+힌두’ 캄보디아 불교사원을 만나다 증심사 캄보디아 불교 순례 현장 캄보디아라고 하면 한국인들은 십중팔구 ‘앙코르와트’ 유적을 떠올린다. 앙코르와트는 고대 동남아시아의 맹주였던 크메르 제국의 정치, 종교, 사회, 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특히 불교와 힌두교가 혼재된 사원의 구조물들은 캄보디아만의 독특한 종교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광주 무등산 증심사(주지 중현 스님)는 2월 20일부터 2월 24일까지 3박 5일 일정으로 캄보디아 크메르

숫자로 배우는 불교

삼법인(三法印)

부처님의 깨달으신 내용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이 삼법인(三法印)이다. 법인이라 산스크리트어 다르마 웃다나(Dhama-udãna)를 번역한 것으로 ‘세 가지 변하지 않는 사실’로 이해할 수 있겠다. 세 가지 중 첫 번째가 지어진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변한다는 ‘제행무상인(諸行無常印)’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현상계의 연속된 변환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먼지로부터 존재하는 모든 물질계는 성·주·괴·공의 반복된

표지

진공묘유

표지그림. 진공묘유 | 박석동(법림). 수행과 봉사의 시간으로 오랜 삶을 살았다. 그때그때의 단상을 글과그림으로 표현하며 살고 있다. 지금은 남해에서 불서를 읽고 편집하며 지내고 있다.

적묵당 편지

봄이 오는 길목에서

복을 빌면, 그 복을 나에게 주는 존재는 내가 아니다. 신이든 초자연적인 절대자이든 누군가 나에게 주는 것이다. 그러나 복을 짓는 것은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 혹은 가능성을 내 안에 쌓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나에게 복을 주는 것이다. 복을 빌면 내가 복을 받을지 못 받을지는 전적으로 내가 아닌 복을 주는 다른 존재에게 달려있다. 내가 열심히

도량 돌아보기, 특집

도량, 구석구석 돌아보기 – 축수도(蓄獸圖)

무등산 증심사 지장전에 나투신 12지신 축수도(蓄獸圖)는 동물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말한다. 사찰에도 민화풍의 축수도가 벽화에 자주 등장한다. 사찰 축수도에는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호랑이, 토끼, 까치, 거북이가 주류를 이룬다. 상상 속 동물인 용을 비롯해 한반도에 살지 않는 사자, 코끼리도 볼 수 있다. 특별히 불교에 등장하는 축수도는 대부분 ‘요사스런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달의 법문

다음 생에 어떤 몸을 받는가? – 윤회 1

2019.07.05 초사흘법회 삶은 한 조각 뜬구름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 조각 뜬구름 사라짐이니 뜬구름이 본래 실체가 없듯 삶과 죽음도 실체 없기는 마찬가지네 함허 득통 선사 생과 사는 마치 뜬구름 같아서 있다가 없고 없다가 있는 허망한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게송입니다. 윤회는 결국 생과 사를 반복하는 것인데, 정의하자면 의식이 있는 것이 나고 죽는 것을 계속 반복하는 것입니다. 돌이나

경전속이야기

시비왕과 비둘기

부처님을 찬탄하는 표현 중 ‘32상 80종호를 갖추신 분’이라는 표현이 있다. 32상 80종호를 ‘대인상大人相’ 즉 위대한 인물에게 나타나는 모습이라고도 하고, ‘공덕상功德相’ 또는 ‘복덕상福德相’이라고도 한다. 즉 공덕을 닦아 복덕을 성취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모습이라는 뜻이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성취한 부처님께서는 얼마는 오랜 세월에 어떤 공덕을 쌓으셨을까? 비바시 부처님 시절부터 가섭 부처님 시절에 이르기까지 91겁 동안 육바라밀을 실천한 공덕으로

남도 불교 지명이야기

순천 외송(外松)마을

송광사 바깥에 있는 사하촌… 음식문화거리 형성 승보종찰 조계총림 송광사가 자리한 조계산은 본래 송광산(松廣山)이었다. 산 이름은 송광사에서 유래됐다. 고려 중기,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정혜결사를 위해 넓은 도량을 찾던 중 화순 모후산에서 나무로 깎은 솔개를 날렸다. 나무 솔개가 날아가 앉은 곳은 길상사라는 작은 암자였다. 오늘의 송광사 국사전 뒷 능선 치락대이다. 그 후 솔갱이(솔개의 사투리)가 자리 잡은 터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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