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석에 과일, 소고기, 햄 세트 등 5가지 선물을 받았다. 거기서 나온 쓰레기는 부직포 가방 2개, 보자기 2개, 박스 5개, 스티로폼 박스 1개, 아이스 팩 2개, 완충재 40개, 플라스틱용기 6개… 랩 포장은 제외하고 총 58개의 쓰레기가 발생했다. 게다가 과일 하나하나에 부착된 스티커를 제거하는 불편함까지 선물 받았다.
추석이 다 지나갈 즈음 아파트 재활용 쓰레기장은 라벨이나 스티커를 떼지 않아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로 가득했었다. 이러한 과대포장의 문제점은 소비자가 쓰레기를 과다하게 배출할 수밖에 없다는 데에 있다. 과대포장이 발생하는 이유는 온라인 시장 확대로 유통포장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성원 국회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위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과대포장 문제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과태료의 부과·징수 권한이 관할 지자체에 있는 만큼 ‘제품의 포장 재질·포장 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른 전문기관인 한국환경공단, 한국 건설 환경시험 연구원과 지자체가 함께 과대포장 단속에 나서야 효율적인데도 과대포장 집중단속에 동참하는 지자체 수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1년에 백화점, 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는 소비자시민모임과 함께 ‘농산물 그린포장 실천’ 협약을 맺었다. 다음해 추석 명절에는 사과, 배 과일 세트 준비 상품의 40%에서 띠지를 제거하였고 유통·물류업계는 테이프 없는 박스, 종이테이프, 종이 완충제, 물로 된 아이스팩 등 친환경 포장재 사용을 확대하는 노력들을 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배달로 인한 포장재 사용량은 급격히 증가하고 일회용품의 사용빈도가 높아지며 폐기물의 양은 늘어났다. 탄소배출에 따른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로 기후위기를 초래했고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은 당면 과제가 되었다. 과대포장으로 겪고 있는 환경문제를 줄이기 위해서 지자체는 규제를 강화하여 단속하고, 기업 차원에서는 ESG경영으로 친환경 포장재를 도입해 불필요한 포장 폐기물을 줄이고, 유통업체는 한번 쓰고 버리는 것보다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박스를 개발해 유통에서 발생하는 포장재를 줄이는 등의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나 또한 선물 할 때 예쁘고 성의 있어 보이기 위해 포장에 신경을 많이 쓸 때가 있었다. 하지만 환경활동을 하면서 우리 삶의 편리성과 외적포장, 기대치를 높이거나 과장되게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원을 허투로 낭비하고 환경을 파괴하는지를 알게 되면서 알맹이만 취하는 제로웨이스트를 위한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한정된 자원을 지속가능하게 하고 기후위기시대에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서 ‘과대포장 선물 안 받고 안사기’ 캠페인을 진행을 제안해본다. 과대포장 제품 대신 친환경 포장 제품, 재활용이 가능한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는 등 올 추석에는 ‘과대포장 선물 안 받고 안 사기’ 챌린지에 신도들이 동참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