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불교 내에서 산신은 가람의 수호신 역할과 함께 수행 생활의 평온을 기원하는 외호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부분 산신각의 입지는 사찰영역의 가장 배후, 후면의 산림과 만나는 접경지역에 위치한다. 증심사 산신각도 비로전 뒤편의 암반 지형을 이용해 건축했다. 산신각에 오르려면 사다리형 계단을 밟고 올라가야 하는 보기 드문 형태다.
증심사 산신각은 2004년 10월 20일에 점안법회를 봉행했다. 전 송광사 방장 보성스님을 증명 법사로 받들고 치른 점안법회에는 호남지역의 불자 150여 명이 동참해 산신각 낙성을 축하했다.
산신각을 중심으로 왼쪽 벽화는 산신과 동자, 천녀를, 오른쪽 벽에는 어미 호랑이와 아기 호랑이 두 마리를 귀엽고 친근하게 표현했다. 나머지 벽에는 천녀와 모란, 연꽃, 매화 등을 그렸으며, 서까래는 청색으로 칠해 금색으로 사군자를 그려놓았다.
증심사 산신탱화 속 산신은 백발의 수염과 눈썹에 머리가 벗겨지고 손에는 하얀 깃털 부채를 들고 있어 도교적 색채를 띠고 있다. 한편, 산신각 뒤 암벽에는 ‘서석산신지위(瑞石山神之位)’라는 조성연대를 알 수 없는 음각 명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