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으로 가는 첫관문인 일주문

무등산 증심사 현판(용곡 조기동 선생 글씨)

일주문(一柱門)은 사찰의 산문 중에 첫 번째 문이다. 일반적인 건물과 달리 기둥을 한 줄로 세워서 일주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흔히 일주문에 현판을 걸어서 그 사찰의 품위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보물로 지정된 범어사 일주문과 통도사·해인사·송광사 삼보사찰의 일주문을 들 수 있다. 통도사의 경우, 문 중앙에 “영축산 통도사(靈鷲山 通度寺)”라는 현판을 걸어 사찰의 이름을 밝히고, 좌우 기둥에 “불지종가(佛之宗家)”와 “국지대찰(國之大刹)”이라는 주련을 걸어 불보사찰(佛寶寺刹)로서의 절의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일주문의 현판에는 보통 산 이름과 절 이름이 쓰여 있다.

증심사 일주문은 1980년대 다시 복원되었으며, 無等山證心寺(무등산 증심사) 현판의 글씨는 남도 동국진체의 맥을 이어온 용곡(龍谷) 조기동(1929~2019) 서예가가 썼다. 일주문은 출입을 위한 기능적인 역할 뿐만이 아니라 불(佛)과 중생(衆生), 극락과 사바의 경계를 이루는 상징적 구조물이라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화엄경』의 ‘일심사상(一心思想)’, 『법화경』의 ‘회삼귀일(會三歸一)’ 사상의 표출로 볼 수 있다. 즉, 신성한 가람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불법의 청량수로 말끔히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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