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500여 년 전, “일체개고(一切皆苦)”, 모든 것은 괴로움이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당시 한반도는 고조선 시대로, 변변한 유적이나 기록조차 없던 시절입니다.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까마득히 먼 옛날입니다. 그러니 당시 사람들은 하루 하루 먹고 사는 것 자체가 괴로움이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인도의 극단적인 열대성 기후를 감안한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은 당시 인도 사람들에게 매우 피부에 와닿는 주장이었을 것입니다.
그후, 2,000여 년이 지나 티벳의 쫑카파 스님께서는 “항상 죽음을 기억할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부처님 당시와 비교하면 2,000년이나 지났으니 먹고사는데 괴로움은 그럭저럭 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대신 전쟁, 역병, 천재지변 등은 여전히 500여 년 전의 사람들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갔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쫑카파 스님의 법문 역시 당시 사람들에게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다시 500여년이 지난 지금, 부처님의 가르침은 힐링의 열풍을 타고 현대인의 마음 속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인류는 일상적으로 죽음을 접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하루 하루의 일상은 비만과 향락을 걱정할 정도로 풍요롭습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도 깊이 병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너나할 것없이 ‘힐링(치유)’을 갈구합니다. 다시 일체개고(一切皆苦)입니다. 일체개고, 제행무상, 제법무아(一切皆苦, 諸行無常, 諸法無我) 부처님의 가르침은 2,5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인류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