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선한 영향력’ 주는 사람 됄래요

부처님 오신 날에 앞서 전남대 전 회장 김승희 법우(영어영문학4)를 비롯한 대불련 회원들이 증심사를 찾아 템플스테이를 했다. 대불련 법우들은 마음으로는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되새기고, 몸으로는 봉사에 충실했다. 전날부터 연등 작업은 물론 꼬리표 달기, 청소 등 봉축 행사 준비로 부산했다. 부처님 오신 날에도 봉사에 매달렸다.

“남을 위한 봉사를 하다 보면 왠지 제 마음이 더 좋아져요. 어제부터 오늘 하루 종일 봉축 준비로 뛰어다녔지만 힘들지 않네요. 코로나19로 봉축 행사가 걱정됐는데 원만하게 마무리되고 있어 다행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 늦은 오후, 템플 수련복 대신 봉사자 조끼를 입은 김승희 법우가 오랜 벗을 만난 듯 반갑다. 30년 넘은 대불련 후배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언제부턴가 사찰에서 젊은이가 귀해졌다. 불자 학생은 보물과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인지 귀한 후배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주위 친구들에게 불교는 생소한 세계입니다. 불교를 말하면 모두들 신기하게 생각해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대학 신입생 때 우연히 대불련 동아리에 가입했고, 그해 여름 동아리에서 개최한 템플스테이에 참석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됐습니다.”

그때 템플스테이를 했던 곳이 증심사였다. 법당도 처음, 사찰 음식도 처음, 절에서 잠을 자는 것도 처음,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냥 좋았다. 법당에서 절하는 것도 좋고, 템플 수련복도 좋고, 사찰음식은 더
맛있었다. 무엇보다 주지스님과 차를 마시며 나눈 이야기는 지금도 생생하다.

“스님이 차를 내주시면서 ‘너무 열심히 애쓰지 않아도 된다’ ‘있는 그대로 편하게 받아들이라’고 하셨어요. 한 템포 늦추고 보니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리는 제 모습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그 후 증심사가 마음의 고향이 됐다. 분기마다 템플스테이에 참여하고, 틈만 나면 증심사를 찾았다. 오백전
나한님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듣고, 주지스님과 차담도 나눴다. 2학년에 올라가서는 대불련 회장 소임을 맡았다. 당시 대불련 동아리 방은 신입 법우 감소로 몇 년째 폐쇄된 상황이었다.

증심사를 비롯한 지역 사찰의 도움을 받아 ‘마음 쉬는 곳’으로 리모델링하고 새롭게 개장했다. 신입생 모집에도 적극 나서 그해에 무려 60여 명의 신입법우를 맞아들이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광산구장애인복지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공익근무를 하고 있는 김승희 법우는 증심사와 자비신행회 봉사에 참여하면서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복지’에 눈뜨게 됐다. “불교를 만나 아는 만큼 실천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주변에서 화내지 않고, 이해심이 넓어졌다고 합니다. 인연을 소중히 하고, 카르마를 좋게 하는 불자 그리고 주위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그것이 곧 포교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김승희 법우는 증심사 주지 중현스님과 함께하는 독서 모임에 빠져있다. 지난 1월부터 매주 월요일(오후 7시) 인터넷 줌 온라인으로 만나는 증심사 독서 모임은 책을 읽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난상토론의 장이다. “절에 가면 어머니 같은 보살님들이 많습니다. 대부분 제 또래 자녀를 두고 있을 것입니다. 증심사 독서 모임에 자녀들이 함께 하도록 권해주셨으면 합니다. 독서 모임의 좌장인 주지 중현스님은 저희 젊은이들하고 잘 통합니다. 그리고 포교는 가까운 가족부터 하는 것이 쉽고, 중요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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