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의 하루는 염불로 시작하여 염불로 마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량석으로 새벽을 열고 저녁예불로 저녁을 닫는 것이 절집 생활이다. 이처럼 불교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실생활에서도 자주 접하는 염불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조계종의 다양한 수행법
조계종에서 널리 행해지고 있는 수행법에는 ▲간화선 ▲염불 ▲주력 ▲간경 ▲절 ▲참회 ▲밀교 ▲위빠사나 등이 있다. 간화선은 화두를 참구하는 수행이고, 주력은 문장이나 음절의 형태로 표현되는 언어의 초월적인 힘으로 종교의 고유한 목적에 이르고자 하는 수행법이다. 간경은 부처님이 설하신 경전을 수지 독송함으로 인해서 경전의 내용을 내 것으로만 만드는 것이고, 절은 몸을 통해 아상을 버리고 무상을 체험하는 것이며, 참회는 끊임없이 마음 속을 비추어 보고 반성하는 수행법이다. 밀교는 비밀한 불교의 가르침을 말하
며, 위빠사나는 관조, 관찰을 하는 명상법이다.
염불이란?
오늘 우리가 자세하게 살펴볼 수행법인 염불은 부처님이나 보살의 명호를 부르면서 염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부르다 보면 내 마음도 부 처님처럼 바뀌어 성불에 이르게 되는 수행법인 것이다. 염불은 부처 님이나 보살님의 본원력에 의지하여 일념 사이에 서방에 왕생하여 물 러나지 않는 지위를 이루고, 코끼리나 말, 수레의 힘에 의지해 목적지 에 도착하는 것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염불은 부처님을 항상 마음 속에 간직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경전에서는 염불수행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까?
<증일아함경>에서는 “여래의 형상을 친견하고 나서 스스로 ‘나무여래지전등정각’이라 는 명호를 부른 인연으로…(중략)… 목숨이 마칠 때에는 선처천상(善處 天上)에 태어난다”고 하였다. 같은 경전에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 게 이르시기를, 마땅히 한 법을 수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라” 고 하였는데, “이 한 법을 수행하면 문득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이루며, 모든 선이 널리 이르게 되고, 감로의 맛을 얻어 무위처(無爲處) 에 이르며, 문득 신통을 이루어 모든 어지러운 생각을 제거하여 사문과(沙門果)를 얻어 열반에 이른다” 고 하였다.
과연 어떤 것을 ‘한 법’이라 하는가? 그것이 바로 염불이다. <증일아함경>에는 염불수행의 자세 또한 구체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몸과 뜻을 바르게 하고 결가부좌 하여 생각을 묶어 앞에 두고 다른 생 각이 없이 오로지 부처님을 염하며, 여래의 형상을 관하는데 눈에서 떠나지 말아야 한다. 이미 눈에서 떠나지 않게 되면 다시 여래의 공덕을 염하라.”
염불의 종류
염불에도 종류가 있다. 먼저 아미타부처님을 대상으로 하는 정토염불이 있다. 정토왕생 염불은 아미타부처님께 절대 귀의하여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서 현실에서의 환난을 제거하고 여러 가지 공덕을 성취함으로써 안심을 얻고 내세에 이르러서는 정토에 왕생하고자 하는 염불이다. 또 한 가지 정토염불은 8세기 중국에서 유래한 수행법이다. 이 염불수행은 선(禪)과 정토를 혼합하여 염불로써 본래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본성을 깨닫고자 하는 자성미타(自性彌陀) 염불이다. 염불하는 여러 부처님이나 보살의 명호에 따라 분류하기도 하는데, 석가모니불 염불, 아미타 염불, 약사여래 염불, 관세음보살 염불, 지장보살 염불 등이 있다. 이외에도 나한존자, 화엄성중, 칠원성군, 산왕대신, 오백성중 등을 부르는 명호 염불이 있다.
염불수행자의 마음 자세
염불 수행자는 신심을 가지고 염불을 해야 한다. 서원을 세워야 하며 계를 지키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한결같고 전일한 마음으로 염해야 한다. 처음에는 집중이 되지 않더라도 조금씩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한 마음으로 염불삼매를 이룰 수 있다. 염불할 때의 주의사항도 있다. 장소에 따라 염불 소리를 달리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있거나 소리를 적게 내야 하는 장소에서는 목소리를 죽이거나 아니면 마음속으로 염불을 하는 것이 좋다. 염불을 할 때는 부처님이 계신 곳을 향해서 해야 하며, 목탁이나 요령은 박자를 잘 맞춰야 한다. 염불을 할 때는 몸가짐을 단정히 해야 하고, 무엇보다 망상이 일어나더라도 계속해서 꾸준히 염불을 해야 한다.
염불의 공덕
염불은 자신을 철저하게 낮추는 하심의 수행이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수행법으로 가장 빨리 성불에 다다를 수 있는 길이라고도 한다. 여러 불보살님과 신중들의 보호를 받아 죽을병에 걸릴 지라도 지극히 염불하면 병이 낫거나 임종하더라도 극락왕생할 수 있다고 경전에서는 말한다. 염불은 굳이 좌선과 참선을 통하지 않고도 부처님과 불보살님의 보호 아래 손쉽게 삼매에 들어 실상을 증득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