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이 시간에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불교사를 집중적으로 알아보겠다. 신라 말 사회가 혼란스럽고 왕조의 교체가 일어나고 백성들은 비 탄에 빠져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유학했던 스님들이 선종을 공부해 도 입하기 시작한다. 이 스님들은 처음에는 화엄을 공부하기 위해 갔다 가 중국에 만연했던 선종을 받아들이게 된다. 가장 먼저 도의스님께 서 중국 육조 혜능스님의 공부를 이어받게 되고, 이어 9개의 선문이 한국에서 흥하게 된 것을 구산선문이라 이른다.

증심사를 창건한 것은 그분들 중 한 분인 철감선사 도윤스님이다. 도윤스님은 18세 때 승 려가 되어 귀신사에서 <화엄경>을 연구했다. 헌덕왕 때인 825년 당나 라에 가서 도일스님의 제자 보원대사의 가르침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증심사를 중건한 것은 혜조국사이다. 법명은 담진, 시호는 혜소로 대각국사 의천이 천태종을 창립해 선종이 위기에 처하게 되자 사굴산 문을 이끌고 가지산문의 학일과 더불어 선종의 부흥에 노력했던 인물이다. 또한 혜조는 송의 전륜장 시설을 도입하여 전장을 통한 공덕신 앙의 발달에도 양항을 주었다. 예종 2년에는 왕사, 예종 9년에는 국사에 책봉됐다.

고려시대의 도의 가지선문(보림사), 도헌 희양산문(봉암사), 홍척 실상산문(실상사), 혜철 동리산문(대안사), 현욱 봉림산문(봉림사), 무염 성주산문(성주사), 범일 사굴선문(굴산사), 도윤 사자산문(흥령선원), 이엄 수미산문(광조사) 등 9개 산문은 구산선문이라는 이름으로 조계종 선종 결집을 한다. 고려시대 불교는 왕권부터 시작하여 백성 모두가 불교를 믿는 그야말로 불교국가였다. 고려 전기에는 숭불정책이 성행했다. 왕건은 왕이 되기 전부터 불교와 인연이 깊었으며 왕이 된 이후에도 피폐하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하여 역대 국왕들의 원찰과 진전사원을 지었다. 연등회와 팔관회 등의 불교행사를 통하여 나라의 정신적 소속감을 꾀하기도 했다.

고려 현종 2년, 거란이 침공하자 거란 침공을 물리치기를 발원하면서 고려대장경을 만들기 시작하여 18년 후인 현종 20년 완성한다. 고려대장경은 불교국가의 문화적 자존심에 다름 아니었다. 법상종 소현과 대각국사 의천에 의하여 교학의 발전을 꾀했으며, 불경에 대한 각종 연구서인 교장을 제작한다.

고려 의종 24년 무인정권 아래에서 왕실 귀족과 연결된 수도 중심의 불교는 쇠퇴하고 지방의 결사 불교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것이 수선사의 수선결사를 이끈 보조국사 지눌이다. 고종 18년 몽골의 침략에 부인사 대장경판이 소실되자 고종 24년부터 고종 38년까지 재조대장경을 만들기에 이른다. 원나라 간섭기에 불교계는 친원화 되었으며 유명한 일연스님의 삼국유사가 만들어진다. 이 때 티베트불교라는 새로운 사조가 수용되기도 한다. 고려 말 불교계에서는 몽산 덕이가 간화선을 주창하며, 태고 보우는 26세에 화엄종 승과, 37세에 대오를 이룬다. 석옥 청공은 조계종의 중흥조가 되며, 나옹 혜근 평상 처림 – 지공화상에서 법을 인가한다.

조선시대로 넘어가며 숭유억불의 시대가 된다. 불교를 배척하고 유교를 숭상하는 가운데 태종의 불교 억압 정책으로 11개 종단 242개 사찰이 통폐합되고 승려에 대한 환속정책이 이뤄진다. 대표적인 숭유억불 정책으로는 세종의 선교양종 통합과 승록사 폐지, 도회소 설치 등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숭유억불을 기조로 삼았으나 왕실의 불교 후원은 계속됐다. 태조는 무학 자초를 왕사로 두고 조구를 국사로 임명했다. 연복사 중창과 흥천사 대장경판을 보존하기도 했으며, 태종 당시에는 수륙재 등의 불교행사를 열기도 했다. 세종은 특히 불교에 호의적이었던 왕으로 내불당을 설치했다. 세종 30년에는 최초의 한글 경전인 석보상절을 간행하였으며, 세조 5년 월인석보를 펴내고 세조 7년에는 간경도감을 설치한다.

특정 스승을 계승하는 문파가 형성된 것도 조선시대의 일이다. 서산대사 휴정의 서산 문도,사명대사 유정의 사명파, 편양 언기스님의 편양파, 부휴 문도 등이 이름났다. 육조 혜능-대혜종고-임제-고봉원묘-지엄-영관-휴정으로 이어지는 태고보우 법통설도 이때 확립된다. 왜란을 거치며 의승군의 활동으로 불교계의 위상이 높아졌으며 이에 사찰을 중창하고 왕실 불교 보호도 이뤄진다.

이렇게 두 시간에 걸쳐 한국불교사의 흐름을 간략하게나마 살펴 보았다. 불교가 한민족의 역사 속에서 어떤 부침을 겪어왔는지를 제대로 알고 신행활동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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