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

삼국시대의 불교

우리나라의 불교 역사는 장장 1700년에 달한다. 그 긴 시간 동안 우 리 민족은 불교의 정신, 문화와 함께 삶의 희로애락을 나눴다. 이번에 는 두 강에 걸쳐 한국불교의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불 교의 전래와 수용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기록을 통해 알 수 있 다. 고구려와 백제에는 4세기 후반 중국을 통해 불교가 전래됐고, 신 라는 150년 후인 6세기 전반에 불교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였다.

고구려는 소수림왕 2년(서기 372년) 전진왕 부견이 중국의 순도스 님을 맞이하면서 불교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아도 스님이 고구려에 들어오자 이 스님들을 위해 성문사와 이불란사를 지 어 머물게 하고 불교를 공식으로 수용했다. 흔히 역사적 근거를 정사 에서 찾지만 야사를 통해서도 당대의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 고구려 의 불교도 마찬가이다. <고승전>을 비롯한 다양한 기록물을 통해 순 도스님 이전에도 많은 중국 출신 스님들이 고구려를 방문했다는 사실 을 알 수 있다.

백제의 불교 수용은 서기 384년 침류왕 원년, 남중국 동진 마라난 타 스님을 통해 이뤄졌다. 백제는 한산에 절을 건립하고 10명을 출가 시켜 공부하게 했다. 야사에는 백제 이전인 삼한시대에 이미 마라난 타 스님이 영광의 법성포를 통해 들어왔고 나주 인근에서 포교를 했 다는 기록이 전한다.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에 비해 중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 에 불교의 전파가 늦었으며,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고구려를 통해 불교 를 받아들였다고 전한다. 신라는 두 나라에 비해 왕권이 강력하지 않 았기 때문에 종교적, 사상적인 통일을 위해 불교를 공인했다. 공식 기 록에는 6세기 전반 법흥왕 때 인정됐다고 하지만 <삼국유사>를 비롯 한 다른 기록에 의하면 그 이전에도 많은 스님들이 신라에 와서 교류했다고 한다.

삼국시대에 존재했던 또 다른 나라, 가야에도 불교가 전파됐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인도 출신으로 수로왕의 부인이 된 허왕후가 가 야에 불교를 전파했다. 인도양식을 띠고 있는 김해의 쌍어문 유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동 칠불사도 허왕후와 관련된 전설과 유래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삼국이 불교를 공인했다는 것은 귀족중심의 정치를 타파하고 중앙집권적인 통치 체제를 정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째서 삼국시대에는 불교가 정치이념으로 작동했을까? 했다고 한다. 삼국시대에 존재했던 또 다른 나라, 가야에도 불교가 전파됐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인도 출신으로 수로왕의 부인이 된 허왕후가 가 야에 불교를 전파했다. 인도양식을 띠고 있는 김해의 쌍어문 유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동 칠불사도 허왕후와 관련된 전설과 유래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삼국이 불교를 공인했다는 것은 귀족중심의 정치 를 타파하고 중앙집권적인 통치 체제를 정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째서 삼국시대에는 불교가 정치이념으로 작동했을까?

불교의 정치 이념…전륜성왕과 불교 교학
삼국의 왕들은 왜 불교를 통해서 국가발전을 꾀했을까? 불교에서 말하는 전륜성왕은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통합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할 수 있는 왕으로, 이상적인 군주상이다. 인도에서는 정복전쟁으로 국토를 통일한 후 불교에 귀의하여 불법을 널리 홍포한 아쇼카왕을 전륜성왕으로 꼽는다. 전륜성왕의 역할은 또한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미륵부처님이 출현할 수 있는 토대를 닦는 데에 있다.

이 같은 사상을 신라에서 차용했다. 신라는 나라를 불국토로 만들고 왕이 전륜성왕이 되어서 통일을 이루자는 원을 세웠는데, 이는 불교식 이름을 딴 신라 왕족들의 이름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신라의 왕족은 자신들을 부처님의 혈통을 잇는 성스러운 혈통으로 여겼다. 법흥왕, 진흥왕, 동륜태자, 진평왕으로 이어지는 혈통을 부처님의 혈통인 석가족과 같다며 스스로 ‘성스러운 골품’ 즉 성골이라 불렀다. 백제의 성왕도 전륜성왕에서 그 이름을 따와 전륜성왕의 이념을 따르고자 했다.

삼국은 불교 교학 역시 수용했다. 고구려에서는 삼론학을 집대성 한 승랑스님, 설일체유부 교리에 밝았던 지황스님, 천태 지자스님으 로부터 천태학을 배운 파악스님, 열반학의 대가였던 보덕스님 등 많 은 스님들에 의해 불교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백제에서는 양나 라에서 유학한 발정스님, 진나라에서 유학한 현광스님, <법화경> 수행의 대가 혜현스님, 일본에 건너가 쇼토쿠 태자의 스승이 됐던 혜총 스님이나 관륵스님도 유명했다. 신라의 불교학은 각덕스님, 명관스 님, 지관스님 등에 의해 발전했고, 세속오계로 유명한 원광스님은 성실론, 섭론학을 정립했다. 통도사 진신사리를 모신 장본인인 자장스님도 빼놓을 수 없다.

신라에서는 미륵신앙을 통해 백성들을 하나로 묶고자 했다. 도솔천에 태어나 미륵설법을 듣기를 바라는 상생신앙과 내세불이 지상에 출현하여 중생을 구제한다는 하생신앙을 통해 불국토 사상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불국토 사상은 현재의 국토 역시 과거로부터 부처님 과 관련이 있으며 현재도 호법신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사상이다.

이 같은 불교사상은 원효스님을 위시로 한 스님들의 노력으로 지배층과 하층민을 포함한 사회 구성원 전체의 신앙이 됐다.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아미타신앙과 현세의 고통을 덜어주기를 기원하는 관음신앙을 통해 불교신앙은 대중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신라 경덕왕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불교계에 변화가 일어난다. 의상스님 계통의 효훈스님이 불교계 중심인물로 떠오르면서 실천적인 사상이 주목받기 시작한다. 실천적 신앙으로 대표적인 것이 진표스님의 미륵신앙이다. 한편 8세기 이후 중국에서는 달마스님을 중심으로 한 선종이 급속도록 발전하기 시작하고, 이를 유학한 스님들에 의해 신라에도 선종이 전파된다. 821년 귀국한 도의스님이 바로 중국 유학을 통해 선종을 전파한 스님으로, 조계종의 종조로 추앙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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