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적묵당 편지

증심사 가을 풍경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은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 다음으로 쉬운 일은 내 맘대로 할 수 있지만 그냥 포기하는 ‘일’입니다. 그 다음으로 쉬운 일은 여러 감정들을 동원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고 어쨌든 내 맘대로 하는 일입니다. 여러 감정이란 분노, 애원, 동정심을 유발하는 처량함 같은 것들이 되겠지요. 그 다음으로 쉬운 일은 다른 것들의 도움을 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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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묵당 편지

전쟁

며칠 전부터 뉴스를 끊고 삽니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물정을 전혀 모르고 사는 건 아닙니다. 주변에서 알아서 친절하게 이런저런 이슈거리를 이야기해줍니다. 그러니 굳이 나의 시간과 육체적, 정신적인 건강을 허비하면서까지 뉴스를 찾아볼 필요는 없는 거지요. 현실도피 맞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내 마음이 조용한 것이 우선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뭘 몰라서 문제가 아닙니다. 너무 많이 알고, 너무 자기 주장이 분명해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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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묵당 편지

중생의 마음

퍼붓듯 쏟아지던 비는 그쳤습니다. 불어난 계곡물을 보고만 있어도 엄청난 위용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저 물이 합쳐져서 저지대로 가면 하천을 범람시키고 마을이 물에 잠겨서 많은 이재민이 속출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불어난 계곡물을 바라보며 폭우로 인해 고통받을 모든 중생들을 생각하고, 따뜻한 자비의 마음으로 그들의 고통을 함께 하려는 사람은 그리 많이 않을 것입니다. 대신 이런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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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법문

원망(怨望 )하는마음

며칠 전의 일입니다. 증심사 경내에서 마주친 한 스님이 저에게 다짜고짜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보는 스님인데 이야기인 즉 “스님이 법당에서 기도를 하는데 왜 직원들이 와서 못하게 말리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당시에 어떤 상황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네,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그 스님이 같은 이야기를 다시 반복하시는 겁니다. “세상천지에 스님이 어느 절이든지 가서 기도를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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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법문

내 안의 침묵

외국의 거리를 돌아다니면 현실감이 들지 않고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사람들의 말도 알아 들을 수 없고 간판을 봐도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귀국행 비행기를 타자마자 대부분의 승객은 한국인이고 그들이 하는 말과 행동에 자연스럽게 주의가 가게 됩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나도 모르게 내 주변 환경과 엮여있습니다. 가족이나 직장뿐만 아니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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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법문

마음의 눈이 멀면

오늘은 법구경의 첫 번째와 두 번째 게송을 가지고 법문을 하겠습니다. 자, 우선 게송을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합장하시고 따라하십시오. 모든 것은 마음이 앞서가고, 마음이 이끌어가고,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괴로움이 저절로 따르리라. 수레바퀴가 황소 발굽을 따르듯이. 모든 것은 마음이 앞서가고 마음이 이끌어가고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깨끗한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행복이 저절로 따르리라. 그림자가 몸을 따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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